2025. 7. 6. 19:27ㆍ김블랙의 책리뷰
청춘의 독서 후기 유시민이 전하는 고전의 향기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시간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조용히 나자신과 마주하는 일이라는 걸 '청춘의 독서'를 통해 다시금 느꼈다. 어떤 날은 책 속 문장이 내 마음을 두드리고, 어떤 날은 책과 거리를 두며 오히려 나 자신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게 된다.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 작가가 청년 시절에 읽었던 고전 14권을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풀어낸 책이다. 2009년 처음 출간되었고, 2025년 4월 30일 특별 증보판으로 다시 세상에 나왔다. 나는 이번에 이 증보판을 읽으며, 예전보다 훨씬 더 깊은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사실 좀 지루했다. 고전이라는게 어렵고 재미없는 그런 편견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도 고전 속 세계를 함께 산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는 고전을 단지 해설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떻게 읽었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달리 받아들이는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그 덕분에 고전이 낯설지 않다. 오히려 내 삶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는 친구처럼 느껴진다.
독서는 책과 대화하는 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의 소망과 수준에 맞게 말을 걸어준다.
p.130
같은 책이라도, 내가 어떻게 변했느냐에 따라 그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달라진다. 예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문장이, 지금은 마음에 또렷이 남는 걸 보면서 나 자신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또 하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문장은 '맹자'에서 인용한 이 구절이다.
어떤 일을 하고도 성과를 얻지 못하면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바르다면 온 천하 사람이 다 내게로 귀의할 것이다.
p.53

무언가 잘 안풀릴 때, 밖으로만 원인을 돌리기보다는 내 내면을 들여다보라는 조용한 조언이었다. 책 속에서 이런 문장을 만날 때마다, 독서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성찰의 도구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고전을 통해 유시민 작가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할까?
- 가난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돼야 할까?
그리고 고전 속 지성인들이 남긴 답들을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여선 번 읽었다는 작가처럼, 나 역시 이 책을 언젠가 다시 읽고 싶어진다.

'청춘의 독서'에 담긴 14권의 고전
| 주제 | 책 |
|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
|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
| 청춘을 뒤흔든 혁명의 매력 | 엥겔스 '공산당 선언' |
| 불평등은 자연법칙인가? | 맬서스 '인구론' |
| 슬픔도 힘이 될 수 있을까 |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
| 부는 왜 계급을 만들까 | 베블런 '유한계급론' |
| 언론과 진실 | 하인리히 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 역사는 진보하는가? |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
외에도 푸시킨, 최인훈, 사마천, 맹자 등 총 14권의 고전이 소개된다.
'유한계급론'에서는 우리가 왜 돈을 벌고, 왜 소비하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나온다.
진보란, 단순한 정치 성향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에 유연하게 반응하고,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고 작가는 언론의 잔혹한 힘에 대해 성찰한다.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며 가슴 먹먹한 이야기도 전한다. 그 장면은 나에게도 긴 여운을 남겼다.
이 책은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삶을 어떻게 바라볼지, 나 자신과 어떻게 대화할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지금처럼 혼란한 시대에 '청춘의 독서'는 하나의 지적 나침반이 되어준다.
주어진 사명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세상에 살러 왔다. 원하는 삶을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만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지금 내 삶의 방향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청춘의 독서'는 '책을 읽는 나'와 '책을 통해 다시 보는 나'를 모두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어느새 나도 질문을 품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책 한권이 이런 질문을 품게 만들었다면, 이미 그 책은 내게 큰 선물이었을 것이다.
유시민 작가의 책 중 가장 좋았던 책. 그리고 앞으로도 다시 꺼내 읽게 될 책.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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